전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해외 직구 플랫폼
코로나로 인한 대내외 수요 부진에 따른 공급 과잉의 저가 중국산 제품들이 국경 간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전세계로 팔려나가면서 중국 대외 수출을 방어하는 역할을 했다.
중국 직구 플랫폼들이 미국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벌이고 있는 살벌한 광고 경쟁 속에서 결국 마크 저커버그의 메타만 돈을 버는 구조가 되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모회사인 메타의 주가가 최근 급등한 배경에는 테무의 직간접적인 영향이 있다. 2023년 테무가 두 플랫폼에 광고비로 지출한 금액만 12억 달러에 이르는데, 아마존도 경쟁적 차원에서 메타 광고 비용을 많이 지출하게 되면서 메타의 수익이 늘어난 것이다.
네 마리 용은 어떻게 빠르게 세계를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
고물가 시대에 초저가 정책, 물량 공세와 함께 제공되는 끊임없는 할인 쿠폰은 전 세계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3고 시대(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소비자 심리를 계속 파고드는 것이다. 또한 국내 오픈마켓에 입점해 있는 패션 의류, 생활 용품, 공산품 대부분은 국내 셀러가 중국에서 사입해 커미션을 포함하여 판매하는 것이 전통적인 구조였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결국은 '메이드 인 차이나'이기 때문에 직구 사이트에서 사는 게 이익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일괄위탁운영관리 시스템이란 계약 이행, 창고, 결제, 유입량, 물류 배송, 반품, AS 등의 모든 판매 프로세스를 플랫폼 기업들이 직접 관리하고 운영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중소 셀러들이 해결하기 어려운 일련의 모든 단계를 플랫폼들이 대행해서 진행하기 때문에 셀러들은 물품 공급원을 확보해서 창고까지 입고만 시켜주면 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아마존이 운영하는 셀링 시스템과 비교했을 때 중소 셀러 입장에서 훨씬 편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아마존에 입점하려면 일정 금액의 플랫폼 사용료와 일정 비율의 판매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알리익스프레스는 입점 비용을 내지 않고 단지 일정 금액의 수속 비용만 지불하면 된다.
중국 이커머스 성장과 발전은 2003년 C2C(Customer to Customer) 모델인 알리바바의 타오바오에서 출발한다. 지난 20년간 중국 이커머스는 지속적으로 진화하며, B2C 모델의 이커머스 2.0시대, 소셜 커머스가 주도하는 이커머스 3.0시대, 그리고 틱톡과 콰이쇼우의 숏폼에 기반한 라이브 커머스 4.0시대로 이어진다. 과거에는 소비자가 한 번에 하나의 고정된 장소에서 보이는 상품을 선택했다면, 신유통의 4.0 소비 행태는 소비자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소비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 주도의 이커머스 시장에 중국이 등장하게 된 배경
테무의 경우, 코로나 이후 공급 과잉으로 남아도는 많은 제품들을 비즈니스화하고자 했다. 모회사인 핀둬둬가 2018년부터 해왔던 C2M(소비자와 생산자 간 거래) 모델에, 가격을 엄청 낮추고 거기다가 보조금을 더 추가하면 지금과 같은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분명히 글로벌 시장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중소 제조 공장들에게도 판매되지 못한 채 쌓아 두었던 제품을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긴 것이다.
테무의 강점은 초저가 가격 경쟁력이다. 이런 가격이 가능한 이유는 셀러 이윤을 테무가 직접 보조금을 통해 지급하는 방식과 내부 가격 경쟁 시스템에 있다.
성장한 용, 쉬인 - 패스트 패션의 혁신자
빅데이터 기반으로 매일 출시되는 신상품 SKU가 5,000~6,000개에 이를 정도다. 모델별로 초기에 100~200벌 정도 생산한다. 그러고는 SNS 빅데이터에 기반한 시장 피드백을 통해 히트 상품과 중고 처리할 제품을 구분한다. 히트 상품의 경우 글로벌 수요에 맞게 대량 생산하고, 실패한 제품의 경우 자체 중고 플랫폼인 쉬인 익스체인지를 통해 처리한다. 디자인에 대한 시장 반응을 즉각적으로 테스트해 볼 수 있는 환경이다.
쉬인은 광둥성 광저우와 불산을 기반으로 반경 두 시간 내에 쉬인 패션 제조 클러스터를 구축해 디자인에서 생산까지 2~3주 소요되던 기존의 리드타임을 최대 7일 이내로 단축했다. Zara가 상품 기획부터 판매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파격적으로 2주 이내로 줄이면서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했는데, 쉬인이 판을 바꿔 버린 것이다.
1688닷컴의 진화, 제2의 C-커머스 공습이 될 것인가
1688닷컴은 알리바바그룹이 온라인 쇼핑 사업에서 성공하는 데 일등 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최고 C2C 플랫폼으로 성장한 타오바오의 성공도 1688닷컴의 후원과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또한 도우인과 콰이쇼우의의 숏폼 커머스, 핀두둬와 샤오홍수 등 공동구매 플랫폼에 입점해 있는 중소 판매자 대부분도 1688닷컴을 통해 도매로 제품을 사입해 마진을 붙여 판매해 돈을 버는 구조다. 쿠팡을 비롯한 11번가, 네이버, G마켓 등 대형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제품 대부분을 1688닷컴을 통해 구입해 중간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구조이다.
1688닷컴은 AI 기반의 디지털 제조 공급망을 구축하고 플러스 회원제를 중심으로 초저가 제품으로 구성된 '온라인 코스트코'를 구축하려고 한다. 코스트코와 샘스클럽보다 20~30% 저렴한 가격으로 글로벌 제품을 공급해 소비자를 록인시킨다는 전략이다.
2021년부터 알리바바닷컴은 한국 B2B 기업을 대상으로 홍보와 마케팅을 지속해 왔고, 2021년에는 한국 기업 전담팀까지 운영하며 우리 중소 브랜드의 해외 수출(아웃바운드)과 원부자재, 중간재 및 가성비 좋은 중국산 제품을 수입(인바운드)하는 국내 중소기업을 지원했다. 알리바바그룹이 가격 경쟁력은 있지만, 글로벌 차원에서 아직 제품 신뢰도가 낮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목적이다. 경쟁력 있는 한국 제품을 입점시켜 대외적으로 플랫폼 이미지를 제고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알테쉬톡의 공습, 한국을 어떻게 잠식시킬 것인가
차이나쇼크는 중국의 저가 물품 수출로 인해 세계 경제가 큰 영향을 받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2001년 12월 중국의 WTO 가입을 계기로 저렴한 중국 제품이 세계 시장에 수출되면서 글로벌 교역 및 산업 구조가 재편되었고 1차 차이나쇼크가 일어났다. 1차 쇼크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미국 제조업이 붕괴도고 산업 공동화가 일어나면서 미국 내 200만 개 일자리가 사라졌다.
C2M은 기존 B2C 및 B2M(Business-to-Manufacturing) 모델에 비해 진화된 혁신적인 시스템 방식이다. B2C는 브랜드사가 기획, 생산한 제품을 유통 회사를 통해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나아가 브랜드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시켜 유통 단계를 줄여 원가를 절감하는 구조인 D2C 형태로 진화했다. C2M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소비자와 제조를 직접 연결시켜 주는 새로운 공급 사슬로, 소비자의 니즈를 제조 공장에 직접 전달해 상품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이는 전통적인 유통 방식이 완전히 뒤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 브랜드사가 먼저 제품을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유통 플랫폼이 소비자 니즈를 브랜드사에 직접 전달해 제품을 만드는 방식이다.
2020년 9월 대중에게 처음 공개된 알리바바의 빅데이터 기반 '코뿔소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은 기존 중소기업의 문제점으로 인식된 '소품종 대량 생산' 방식에서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전환되는 혁신 시스템으로 평가받으며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오전 10시와 밤 10시 특정 시간에 '천원딜', '천원템' 행사를 통해 오렌지, 망고, 바나나 등 국내 신선 제품을 한정판으로 천 원에 판매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마케팅 차원으로 국내 판매자에게 지원금을 주는 행사로 대부분 5초 이내에 완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