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정의
프로덕트 모델이 아닌 이전 모델에서 일반적으로 기술적인 투자는 프로젝트 단위로 구분된다. 각 프로젝트에 대한 예산 집행, 인력 배분, 계획과 실행이 이루어지며 최종적으로 납품이 이루어지는 식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만들 때마다 창출해내는 가치는 크게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작업의 결과물 . 그자체이고, 또 다른 것은 그 과정에서 팀이 체득하는 경험치다. 프로젝트 모델에서는 무엇을 배웠는지는 소실되고 만다.
프로젝트에 대한 산출물을 납품하고 그만인 팀과 지속적으로 그 결과물을 운영하고 관리해야 하는 팀은 전혀 다른 결과물을 낸다. 프로덕트 모델에서 제품팀은 제품을 가꾼다.
사업팀 관리자와 관련 이해관계자들은 각자의 운영상 요구사항을 알고 있고,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능과 프로젝트의 목록을 만든다. 이들은 이 목록을 그대로 기능개발팀에 전달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품 로드맵을 작성해 어떤 일정으로 어떤 기능을 만들 수 있는지를 요청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출시한 기능은 왜 당초 기대와 다른 결과를 내게 될까? 기능은 기업이 직면한 문제에 대한 예상 해결 방안이다. 기능개발팀 모델에서 각 기능은 기능개발팀의 디자이너가 디자인하고 기능개발팀의 엔지니어가 구현한다. 이 기능이 고객이나 기업에 의도한 가치를 제공할지는 이 기능을 처음 제안한 사람의 책임이다. 이는 대개 이해관계자에 해당한다. 이들은 자신의 요구사항만 제시할 뿐 구현 과정에서의 세세한 기술적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고객의 요구사항이나 불편함 또한 직접 대면한 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기능개발팀 모델에서는 사업 목표 달성 여부에 대해 기능개발팀의 책임을 물을 수가 없다. 그 기능이 원하는 결과를 생성해내지 못할 경우 그들은 요청받은 대로 수행했다고 하면 그만인 것이다. 놀랍게도 이 기능을 진행하자고 결정했던 이해관계자 역시 책임을 지지 않을 것이다. 아마 이들은 기능이 의도한 대로 나오지 않았다거나 기대보다 구현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해명할 것이다.
제품팀에게는 해결해야 할 문제와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가 주어진다. 이해관계자가 제시하는 기능을 그대로 구현하기보다는 고객과 사업의 요구사항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답을 도출해내야 한다. 이 해결 방안은 고객이 구매하거나 사용할 만큼 충분한 가치를 제공해야 하며, 고객이 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사용성을 갖추어야 하고, 주어진 시간과 현재의 기술 여건 내에서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기업의 마케팅, 영업, 재무, 법무, 컴플라이언스 측면에서도 실현 가능한 답이어야 한다.